하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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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Good Vibes Only
러브펑크, 씨엔몬타디또, 베르게스. 늘상 후보군에 오르곤했던 펍이 지루하게 느껴질때면 비블로스로 향했다. 비블로스는 이상하게 갈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곤 했는데 아마 마테오가 그 첫 인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처음엔 나이가 꽤 되어 보였으므로 무리 중 같이 있던 여자애들에게나 추파를 던지는 30대 아저씨인 줄 알았고 그 인상에 그 펍 내내 내겐 괜히 못미더운 존재였다. 이 날은 같이 온 다른 친구들보다도 유독 프란체스카와 별안간 이상한 얘기를 다 나누며 한창 가까워지고 있던 날이었고, 계속 옆을 기웃거리던 그가 조금은 성가셨던 것 같다.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인사조차 나누지 않은 상태였을 것이다. 이로부터 몇 분 채 흐르지 않아 안젤로였나 다니엘레였나 둘 다 였나 담배피러 ..
2022.11.08 -
91%와 9%의 시간
토레몰리노의 해변에서 센터쪽으로 15분 정도를 쭉 따라 올라오면 있는 어느 쇼핑몰 안 터널 같은 곳에 늦게까지 여는 케밥 집 하나가 있었다. 토레몰리노의 모든 곳이 그러하듯 그곳에도 후안마의 친구가 있었고, 해변에서 빠델을 하느라 한껏 올라온 피로에 젖은 나와 시모네는 후안마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동안 웃지도 못하고 맥없이 케밥집 앞에 있는 테이블에 주저 앉았다.(사실 빠델 때문인지 플라야 산타에서 있었던 광란의 파티 때문인지 정확하지 않았다) 얼추 얘기도 주문도 마친 후안마가 한껏 진지해진 눈썹으로 테이블에 앉더니 멍하니 우리를 바라본다. 진지한 얘기보단 실없이 농담하기를 좋아하는 후안마는 정말 가끔 진지한 얘기를 한층 더 진지하게 꺼내곤하는데 그럴 때 걔 눈에 담긴 슬픔은 어느..
2022.10.21